사진속일상

주금산을 넘다

샌. 2009. 8. 1. 07:18

Y 후배, H 선배님과 주금산에 올랐다. 주금산(鑄錦山, 814m)은 경기도 가평, 포천, 남양주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비단산이라고도 부른다. 산세가 부드럽고 아름답다는 뜻이리라.

 

우리는 구리역에서 330-1번 버스를 타고 수동면에 있는 몽골문화촌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했다.계곡을 따라 산길이 이어졌는데아래 수동계곡은 물놀이 온 사람들로 북적댔지만 이곳은 사람이 거의 없이 한적했다.이곳은 옛날에 선비들이거문고를 감춰두고는 찾아와놀던 곳이어서 비금계곡이라는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산은 부드러운 흙산으로 급경사가 없어 오르는데 힘이 들지는 않았다.그러나 습기가 많은 게 단점이었다.모기와 날벌레들이 산행길 내내 얼굴에 달려들어 여간 성사신 게 아니었다. H 선배님은 벌 치는 사람처럼 망을 쓰고 걸었다. 선배님과는 10여 년 전에 같은 직장에서 근무했었는데 일찍 명퇴를 하셨다. 호리호리하시지만 백두대간을 완주하셨을 정도로 체력이 좋으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수업 후 빈 시간이면 늘 교재연구에 열중하시던 모습이다. 여러 면에서 후배들의 모범이 되었고 존경을 받으셨던 분이셨다.

 



정상 부근에 있는 이 암반이 단조로운 산 풍경에서 홀로 뛰어나다. 헐떡이며 오르막을오르면 홀연히 나타나는데 더운 몸에 냉수를 들이킨 듯 시원하다. 모양이 마치 독을 엎어놓은 듯 하다고 해서 이름이 독바위다. 이 지역 사람들은 그래서 이 산을 독바위산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주금산의 대표적 풍경이다.

 

우리는산을 넘어가기로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런 점이 편리하다. 내려가는 길은 오르는 길보다 경사가 심했다. 산 자체가 동쪽면보다는 서쪽면이 가파른 편이다. 안암절을 지나니 작은 마을이 나타났고 큰길에서 11번 버스를 타니 강변역까지 직행했다. 시원한 막걸리를 찾았으나 적당한 집을 발견하지 못해서 다음을 기약하고 그냥 헤어졌다. 다다음 주에 화악산 등산을 약속했는데 내 고향 사정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 산행 경로; 수동면 비금리 몽골문화촌 - 비금계곡 - 합수점 - 왼쪽 등산로 - 능선길 - 독바위 - 정상 - 안암절 - 포천 내촌면 매화동

* 산행 시간; 11:00 -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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