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는 삼가 인심을 묶어놓지 말게!
인심은 누르면 도리어 솟구치며
그 오르고 내림은 죄수의 살기와 같다네!
유약은 굳센 것을 부드럽게 하고
예리하면 쪼개고 쪼아내니
그 열기는 불을 태우고 그 차가움은 얼음을 얼게 하네.
그 빠르기는 고개를 끄덕이는 동안
사해의 밖까지 품고 어루만지며,
거처함은 연못처럼 고요하나
움직임은 하늘까지 드날린다네.
이처럼 폭발하면 묶어둘 수 없는 것이
인심이라네.
汝愼無영人心
人心排下而進上
上下囚殺
작約柔乎剛强
廉귀彫琢
其熱焦火 其寒凝氷
其疾부仰之間
而再 憮四海之外
其居也淵而靜
其動也縣而天
憤驕而不可係者
其唯人心乎
- 在宥 2
'사람의 마음'[人心]만큼 불가해하고 변덕스러운 것도 없다. 장자의 말대로도대체 종잡을 수 없고 제멋대로치달려서 잡아매어 둘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제물론에서 장자는 쉼없이 생기는 '마음의 소음'에 대해서 이렇게 한탄했다. '喜怒哀樂 慮嘆變접 姚佚啓態 樂出虛 蒸成菌 日也相代乎前 而莫知其所萌'(희로애락, 걱정과 한탄, 변덕과 공포, 아첨과 방종, 정욕과 교태, 음악이 빈 대나무에서 나오고 습기가 버섯을 자라게 하듯, 날마다 교대로 앞에 나타나지만 그 싹을 알지 못한다.) 그것은 인간다운 삶을 방해하는 요소이지만, 우리의 어쩔 수 없는 한 부분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인(仁)이나 의(義) 등으로 사람의 마음을 다스리려는 것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 마음은 묶어두려고 하면 도리어 더욱 솟구치기 때문이다. 명상의 한 방법 중에 마음 지켜보기가 있다. 마음을 내 뜻대로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제 멋대로 움직이는 그대로 가만히 놓아두고 그것을 바라보기만 한다. 그러면 이상하게도 광마처럼 날뛰던 마음은 진정되고 고요해진다. 장자가 내편에서 '마음과 노닐기'[遊心]라고 표현한 것은 모든 인위적인 시도를 포기했을 때의 상태가 아닌가 싶다. 그것은 자아에 매이지 않는 빈 마음이고, 그런 상태라야 진정으로 나 자신을 살아가는 삶이 가능하다는 뜻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