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 정현종

샌. 2008. 9. 4. 10:27

그래 살아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올라야지

곧 움직일 준비 되어 있는 꼴

둥근 공이 되어

 

옳지 최선의 꼴

지금의 네 모습처럼

떨어져도 튀어오르는 공

쓰러지는 법이 없는 공이 되어

 

-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 정현종

마음이 물 먹은 솜처럼 무겁다. 어제 밤에는 악몽에 시달렸다. 이 좋은 계절의 초입에 찾아든 무력감이 또 나를 짓누른다. 운동을 하고 호탕웃음을 쳐봐도 잠시 뿐이다. 그래, 조바심치지 말고 기다려야 해. 기다려야 해!

 

저 탱탱한 공의 탄력을 닮고 싶다. 발랄하고 경쾌하게, 가볍게 사는 법을 되찾고 싶다. 기대도, 의무도, 저 둥근 공의 속처럼비우고 싶다. 떨어져도 튀어오르는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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