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松廣寺)는 신라말에 혜린(慧璘)선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한다. 그 뒤에 보조국사 지눌스님에 의해 정혜결사가 이곳으로 옮겨지면서 크게 중창되었고 한국불교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송광사는 16국사를 비롯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고승대덕을 배출해 삼보사찰 가운데서도 승보종찰로 잘 알려져 있다. 현대의 큰스님만 해도 효봉, 취봉, 구산, 일각스님이 송광사에서 나셨다.
송광사 일주문을 지나면 바짝 마른 고목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오는데, 1200년에 보조국사가 송광사에 오셔서 직접 심은 나무라고 한다. 그 이름이 마른 향나무라는 뜻의 고향수(枯香樹)다. 그런데 보조국사가 돌아가시자 이 향나무도 따라 죽었고, 그때부터 스님들은 국사와 나무를 하나로 보고 무척 아꼈다고 한다. 그 까닭에 죽은 나무지만 800년이 되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스님들은 고향수가 다시 사는 날, 보조국사도 환생하여 다시 이 도량에 오실 것으로 믿고 있다고 한다.
10 m 쯤 되는 높이의 이 나무는 마치 전봇대처럼 삐쭉 솟아있으면서 바짝 말라있다. 겨울에 봐서인지 더욱 앙상해 보였다. 그러나 보조국사의 혼이 담긴 전설 때문인지 큰 말씀을 기다리는 불자들의 소망을 이 나무를 보며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