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에 만났던 까실쑥부쟁이다.
동행했던 K 형이 가르쳐주어서 알게 된 꽃인데, 사실 난 아직 쑥부쟁이 종류를 구분할 능력이 없다. 그저 구절초와 쑥부쟁이, 벌개미취 정도를 감각적으로 다르게 느낄 정도밖에 안 된다. 그러니 개쑥부쟁이, 참쑥부쟁이, 갯쑥부쟁이, 가는잎쑥부쟁이 등 쑥부쟁이의 종류를 분간할 수준은 아직 멀었다.
그때 만난 까실쑥부쟁이는 탐스러운 노란 수술에 뒤로 발랑 젖혀진 꽃잎이 인상적이었다. 까실쑥부쟁이는 개화 시기가 짧은지 제대로 만개한 때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형이 말해 주었다. 그리고 '까실'이라는 이름은 줄기에 나 있는 털을 손으로 만질 때의느낌을 옮긴 것으로 생각된다.
꽃사진을 보면 그 사진을 찍었을 때의 정경이 떠올라 흐뭇해진다. 꽃을 만날 때 화 내고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러므로 꽃사진의 추억은 늘 밝고 설레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어릴 적 인물사진은 무언가 애잔한 느낌을 주지만 꽃사진에서는 그렇지 않아 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그것이 꽃사진을 찍고 또 나중에라도 그때의 감흥을 떠올리며 즐거워하는 기쁨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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