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용궁사 느티나무

샌. 2007. 5. 4. 11:01



영종도에 있는 용궁사에는 오래된 느티나무 두 그루가 있다. 각각 할아버지와 할머니나무로 이름 붙은 이 느티나무들은 수령이 1300 년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목이다. 이 정도 나이면 우리나라 느티나무 중 최고령에 해당된다.

 

두 나무 중 할아버지나무는 그런대로 생육 상태가 좋은 편이고, 할머니나무는 한 쪽 줄기가 완전히 죽어버렸다. 그래도 남은 줄기에서는 봄의 새잎이 파랗고 무성하게 돋아나고 있다. 나무 아래 길에서 윗방향으로 바라본 모양이 마침 역광이어서 힘있는 사진으로 찍을 수있었다.

 

용궁사(龍宮寺)는 신라 문무왕 10년(670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백운사(白雲寺)'로했다고 한다. 이 절 뒷산 이름이 백운산이다. 그러니까 느티나무는 절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는셈이다. 절 옆으로는 산으로 오르는 길이 나 있는데 잠깐 올라갔더니 완만한 산길이 산책하기에 아주 좋았다. 그늘에서 쉬고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천천히 걸어서 두 시간이면 정상까지 다녀올 수 있다고 한다.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서 잠시 명상에 잠겨 본다. 솔솔 부는 바람이 분주하고 번잡한 내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특히 절집에 있는 고목 아래에서는 더욱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화되는 기분이다. 뭔지 모를 외경감과 신령스러운 기운이 뿜어져나오는 것 같다. 마음이 외롭고 우울할 때면 저잣거리의 소란보다는 이런 조용한 절집의 고목 아래 앉아볼 일이다. 바쁜 마음을 다스리는데 말없는 자연의 치유법보다 더 나은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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