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TAO[64]

샌. 2006. 12. 29. 11:39

아직 떨어지지 않았을 때 붙잡을 수 있듯이

아직 얽히지 않았을 때 풀 수 있답니다.

강하지 않을 때 부수기 쉬우며

무겁지 않을 때 들어 올리기 쉽답니다.

나라를 다스릴 때도

마찬가지랍니다.

민심이 사나워지기 전에 진정시켜야 하며

혼란스럽지 않을 때 다스리기 쉽답니다.

아름드리 나무도

가느다란 싹에서 자라나고,

90층 빌딩도

한 줌 흙에서 올라가며,

세계일주도

한 걸음부터 시작되지요.

허황된 미래만 꿈꾸는 사람은

성공을 모르고

큰일만 이루려는 사람은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답니다.

하지만

오늘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실패를 모르고

작은 일부터 열심히 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답니다.

그러니

타오를 품은 사람은

오늘, 작은 일부터 시작하며

그 다음은 하늘에 맡기지요.

그러니

실패하는 법이 없답니다.

이것저것 많이 가지려고

욕심내지 않으니

잃는 것이 없답니다.

세상을 품은 사람은

오로지 성공을 향해 뛰어갑니다.

뛰어가다가 너무너무 숨이 차서

털썩 주저앉고 맙니다.

그것도 성공 직전에 말이지요.

하지만

끝도 시작과 같이 똑같은 속도로 걸어간다면

실패하는 사람이 없을 거예요.

그러기에

타오를 품은 사람은

내일이 아닌 오늘을 열심히 살며

큰 것이 아닌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며

재산이나 지위가 아닌

무욕을 욕심내며

지식을 넘어 진리를 배운답니다.

만물이 저절로 존재함을 알고

그 자람과 움직임을 조용히 도와주며

지식이나 욕망에서 비롯된 행위를 멀리하고

억지로 드러나게 일하지 않는답니다.

 

其安易持, 其未兆易謀, 其脆易泮, 其微易散, 爲之於未有, 治之於未亂.

合抱之木, 生於毫末, 九層之臺, 起於累土, 千里之行, 始於足下.

爲者敗之, 執者失之, 是以聖人, 無爲故無敗, 無執故無失.

民之從事, 常於幾成而敗之, 愼終如始則無敗事.

是以聖人, 欲不欲, 不貴難得之貨, 學不學, 復衆人之所過, 以輔萬物之自然而不敢爲.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고, 높은 탑도 한 줌 흙에서 시작된다. 태산도 티끌이 모여서 된 것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도 마찬가지다. 민심이 사나워지기 전에대비하고 진정시켜야 하는데 너무 거창한 목표나 이념에 매달려 현실과 지금 이 자리를 망각하면 나중에는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된다. 그것은 지금의 우리나라 정치 현실과도 비교해 볼 수 있다.

 

이 장에서는 앞 장과 마찬가지로큰 것보다는 작은 것의 중요성을, 내일보다는 오늘의 소중함을 말하고 있다. 새해를 맞이하며 거창한 계획이나 목표보다는 오늘과 같은 작은 한 걸음이중요하다. 힘들게 푯대를 향해 뛰어가느라 숨이 차서 주저앉게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힘들고 피곤하게 한다. 세상 사람들은 목표의 달성 여부가 성공의 기준이지만,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은 지금 여기에 존재함의 기쁨을 누린다.

 

그래서 이 장의 끝 구절은 다시 한 번 음미해 볼 만 하다.

 

'타오를 품은 사람은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살며

큰 것이 아닌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며

재산이나 지위가 아닌

무욕(無欲)을 욕심내며

지식을 넘어 진리를 배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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