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그리움 / 김초혜

샌. 2006. 11. 17. 09:23

천둥소리 내 안에서

머뭇거리는 것을 보니

 

오랫동안

구름으로 살다 보면

 

그대

이마를 적시는

비가 되어

내릴 수도 있으리라

 

- 그리움 / 김초혜

 

내 안에서도 천둥소리 들린다.

그저 몇 번 쿵쾅거리다 말지, 아니면 번개 되고 소나기 되어 그대와 하나가 될지 나는 모른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지금 그대를 그리워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고맙고 소중한 일이다.

 

대상이 무엇이든, 그리움은 불완전한 인간이 완전을 지향하는 기도며 흐느낌이다.

모든 존재가 마찬가지다. 새떼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도 그리움 때문이고, 종소리가 아프게 퍼져나가는 것도 그리움 때문이다.

 

그대를 품에 안아도 내 갈증 채워지지 않을 것을 알지만, 그래도 나는 그대를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언젠가는 비가 되어 그대 이마를 적시고 그대의 속으로 젖어들기를.....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 선천성 그리움 / 함민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