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Leisure / W. H. Davies

샌. 2006. 7. 31. 15:05

What is this life if, full of care,

We have no time to stand and stare

No time to stand beneath the boughs

And stare as long as sheeps or cows

No time to see, when woods we pass,

Where squirrels hide their nuts in grass.

No time to see, in broad daylight,

Streams full of stars,

Like skies at night.

 

- Leisure / W. H. Davies

 

무슨 인생이 그럴까, 근심에 찌들어

가던 길 멈춰 서 바라볼 시간 없다면

양이나 젖소들처럼 나무 아래 서서

쉬엄쉬엄 바라볼 틈 없다면

숲속 지날 때 다람쥐들이 풀숲에

도토리 숨기는 걸 볼 시간 없다면

한낮에도 밤하늘처럼 별이 총총한

시냇물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 여유 / W. H. 데이비스

 

시간은 금이다. 빈둥거리는 것은 죄악이다.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이런 것이 우리 시대의 표어가 되었다. 그러나 시인은 묻는다. 무슨 인생이 그럴까?

 

당신은 나를 게으르다고 하겠지. 밖에는 할 일이 널려있는데 낮잠이나 자고 책이나 보고 있으니. 그런데 왜 억지로 일을 해야 하는 걸까? 오늘 일을 마치고 내일은 쉬기 위해서? 내일의 편안한 휴식을 위해서는 오늘 열심히 땀을 흘려야 하는 걸까? 그런 사람은 아마 내일 또 다시 다른 일을 찾아 땀을 흘려야 할 걸? 오늘 시냇물을 바라볼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 과연 내일이 찾아올 수 있을까?

'시읽는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듣기 / 연인선  (0) 2006.08.07
어디에다 고개를 숙일까 / 김용택  (0) 2006.08.01
똥파리와 인간 / 김남주  (0) 2006.07.27
앵화 / 무산  (0) 2006.07.21
사랑법 / 강은교  (0) 2006.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