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에서 돌아오는 길에 개군면에 있는 산수유마을에 들리다. 양평군 개군면에서는 이번 주말에 산수유축제가 열리는데 내가 찾은 곳은 주읍리였다.
좁은 시골길을 따라 들어가니 산수유꽃으로 둘러싸인 마을이 나타났다. 마을 전체가 노란 산수유꽃으로 덮여 있었다. 생각보다 꽃도 예쁘고 나무도 연륜이 오래 되었으며 규모도 컸다.
작은 디카를 들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았는데 마을 뒤편에 우뚝 솟아있는 산이 인상적이었다. 마당에 나와계신 할아버지에게 산 이름을 물었더니 해발 515m의 주읍산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나무 하러 저 산꼭대기까지 올라가셨다는 얘기도 해 주신다.
아직 축제 전 평일인데도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는데 특히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눈에 자주 띄었다. 흘깃 눈길을 돌려보니 수채화로 그린 산수유마을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다. 이런 풍경은 수채화의 색감이 제격인 것 같다. 사진은 한 순간에 결정되지만 그림은 최소 몇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그림을 그릴 줄 모르는 나로서는 그 긴 시간의 과정이 부럽게 느껴졌다.
멀리 지리산까지 산수유 구경을 못간 사람에게는 중부 지역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꽃잔치가 열린다는 것이 반가운 일이다. 바쁜 우리들이지만이 봄에 잠시 짬을 내 꽃나무 아래를 거닐며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는 것도 좋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