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야무진 착각

샌. 2006. 2. 4. 10:26

우리 삶은 착각과 오해의 연속입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나고 보면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확인하는 일은 너무나 흔히 있습니다. 그때는 눈에 콩깍지가 끼였다고 후회하기도 합니다. 제한된 정보에 그것마저 주관적으로 가공해 버리니 어차피 두뇌의 판단 작용은 자기중심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가히 인간을 착각의 동물이라고 부를 만 합니다.


대부분의 착각은 현실과 잘 어우러지며 무리 없이 넘어갑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까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도 합니다. 자신의 판단에 대한 확신이 강하면 강할수록 부작용 또한 클 확률이 높습니다. 더 위험한 것은 집단적 착각입니다. 거기에 민족적, 종교적 색채가 더해지면 광신이라고 부르는 최면 상태에 빠지기도 합니다. 인류 역사를 피로 물들인 이런 인간의 어리석음을 대하면 기가 막힙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이 불완전할 수밖에 없으며 수많은 견해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조금은 더 겸손해질 수 있지 않나 여겨집니다. 동시에 그것은 삶의 위험성을 줄이고, 세상을 좀더 지혜롭게 사는 길이기도 합니다. 불의와 결코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세상과 부드럽게 만나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전에는 세상과 대척점에 서 있으려 했습니다. 많은 것을 흑과 백으로 구분하고 한 쪽에는 등을 돌렸습니다. 참 오만한 생각이었습니다.


한때는 이 터가 엘도라도라고 믿었습니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천사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지렁이처럼 밑바닥을 기며 살아보리라 다짐했습니다. 여기서 나는 새로운 삶의 모델을 만들어 내리라 자신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모두가 착각이었습니다. 그것도 야무진 착각이었습니다.


나는 다시 새로운 착각을 준비합니다. 다만 이제는 천방지축 까불지는 않으렵니다. 내 하는 짓거리가 착각이라는 것을 아는 것, 이젠 그것만으로도 다행하게 생각합니다.

'참살이의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의 유효기간 3년  (0) 2006.02.20
이것 역시 곧 지나가리라  (0) 2006.02.07
동심의 그늘  (0) 2006.01.21
  (0) 2006.01.15
벌새의 우화  (0) 2005.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