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올림픽공원을 산책했다. 동기의 딸 결혼식에 다녀온 길이었다. 가을꽃 전시장에도 들어가 보고,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며 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이럴 때 친구에게서 옛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친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서로가 무척 반갑다. 오랜 친구는 손때 묻은 물건과 같다. 별로 실용적이지는 못해도 곁에 있으면 든든하고 흐뭇하다.
공원 내 호수의 분수가 무지개 모자를 썼다. 인간이 만든 여느 왕관보다 더 멋져 보였다. 마음 따뜻했던 가을 오후였다(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