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저녁은 짧아서 아름답다 / 김종해

샌. 2005. 9. 23. 16:28

사라져 가는 것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안녕히라고 인사하고 떠나는

저녁은 짧아서 아름답다

그가 돌아가는 하늘이

회중전등처럼 내 발밑을 비춘다

내가 밟고 있는 세상은

작아서 아름답다

 

- 저녁은 짧아서 아름답다 / 김종해

 

이 시를 읽으면 죽음도 노을처럼 아름다워진다. 안녕히라고 두 손 흔들며 나도 노을 타고 가벼이 날아오를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소멸과 쓸쓸함 뒤에는 아름다움이 숨어있다. 그리고 우리네 인생도 짧아서 아름다운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은 저녁 노을을 보러 앞산에 올라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