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감사의 식탁

샌. 2005. 7. 3. 18:50


 

텃밭에서 먹을거리를 따와 애호박으로 부침개를 부쳐 막거리를 한 잔 합니다. 비가 오니 이렇게 여유가 있습니다. 날씨가 좋다면 무슨 일거리든 찾아서 땀을 흘리고 있을 텐데 오늘은 하늘이 말리는 모양입니다. 밖에서 리드미컬하게 들려오는 낙수물 소리와 텁텁한 막걸리 맛이 어우러져 선경이 따로 없습니다.

 

'꾸뻬씨의 행복 여행'이란 책에 보면행복이란작은 집과 텃밭을 갖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지금 이대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물론 더 이상 다른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만 하겠지요. 다른 데에 한 눈을 파는 순간 분명 내 처지는 초라해 보일 것이고, 나는 다시 비교와 소유의 갈증에 허덕일 것입니다.

 


 

밭에서 금방 따가지고 온 것입니다. 완두콩, 꽈리고추, 고추, 피망, 가지, 오이, 토마토, 방울토마토.....

 

이놈들이 너무나 귀여워서 바라보고 또 바라봅니다. 어설프게 심어 놓은 것에서 이런 작품들이 자연스레 만들어진다는 것이 한없이 신기하고 고맙습니다.

 

문득 '은혜'란 말이 떠오릅니다. 그것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이렇게 내 앞에 아름다운 색깔로 놓여 있습니다. 또한 처음에 품었던 너의 꿈을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로도 들립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습니까? 흔들린다는 것은 더 바르고 튼실한 줄기를 만들기 위한 성장의 한 과정일 것입니다.

 

오늘은 희망과 감사로 제 마음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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