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밤나무꽃 향기

샌. 2005. 6. 29. 17:23


 

이곳은 밤나무가 무척 많습니다. 마을을 둘러싼 산의 중턱까지는 나무의 주종이 밤나무입니다. 그리고 마을 집들 사이에도 오래된 밤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당산나무라 칭할 수 있는 동네 한가운데 있는 고목도 여기는 밤나무입니다. 그래서 마을 이름이 밤나무골이라 불려야 제격일 것 같습니다.

 

가을이면 밤을 주으러 외지인들이 많이 찾아듭니다. 잠깐만 산에 올라도 한 베낭 가득 밤을 주어 내려올 수 있습니다. 바람이라도 부는 날이면 별로 돌아다니지 않고도 가득 선물을 받습니다.

 

지금은 마을이 밤나무꽃 향기로 덮여 있습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밤나무꽃 향기는 참 특이합니다. 묵직하고 야릇한이 향기가 온 마을을 내리누르고 있는 느낌입니다.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밤나무꽃 향기에 취해서 몽롱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사랑의 묘약에 취한 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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