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고향집 설악초

샌. 2011. 9. 17. 08:57

 

여름이면 고향집은 설악초로 환해진다. 이웃은 '하얀꽃집'이라고 부른다. 마을에 있는 설악초는 모두 우리 집에서 분양되어 간 것이다. 어머니는이 꽃을 야광초라고 한다. 밤에는 유난히 빛이 나듯 희게 보이니 야광초도 좋은 이름이다. '설악'은 영어 이름인 'Snow on the mountain'을 의역한 것으로 보인다. 설악초는 미국이 원산지로 설악산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꽃잎처럼 보이는것은 잎이다. 잎이 꽃잎처럼 변한 것은 벌과 나비를 많이 끌어모으기 위한 설악초의 위장 전술이다. 그래선지 설악초에는 곤충이 많이 모여든다. 설악초의 꽃잎은 아주 작다. 꽃잎은 넉 장인데 핀 모양이 재미있다. 이가 빠진 듯 한 쪽을 비워두고 비대칭으로 피어 있다. 언뜻 보면 다섯 장에서 하나가 떨어져 나간 것 같다.

 

고향 마을 길을 따라 이 설악초를 심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골목이 꽃으로 환하면 마을 분위기도 사뭇 달라질 것이다. 예쁘기도하지만 하얗게 눈이 내린 듯한 풍경이 더위까지 식혀주니 금상첨화일 것 같다.

 




'꽃들의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운사 꽃무릇  (0) 2011.10.05
꽃향기 감미로운 보탑사  (0) 2011.09.28
이삭여뀌  (0) 2011.09.09
해오라비난초  (0) 2011.09.07
파리풀  (2) 2011.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