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봄비의 속삭임

샌. 2004. 5. 28. 18:27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도시의 보도 블록 위로 비가 내린다.

도시의 소음에 묻혀 소리도 없이 비가 내린다.

시멘트 틈 사이로 얼굴을 내민 작은 생명에게는 단비가 되어 내린다.

그 위를 지나가는한 사람의 발걸음이 바쁘다.

이런 날은

산골에 있는외딴 집 툇마루에 앉아 빗소리만 듣고 싶다.

황토 마당에 구멍을 내며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만 듣고 싶다.

세상에서 멀어지면 더 이상 사람 때문에 외로워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쉼없이 내리는 봄비는 자꾸만 나에게 속삭인다.

이젠 돌아가라고, 무거운 짐 벗고 이젠 홀가분해 지라고.....


일어나 지금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가지 얽고 진흙 발라 조그만 초가 지어

아홉 이랑 콩밭 일구어 꿀벌 치면서

벌들 잉잉 우는 숲에 나 홀로 살리


거기 평화 깃들어 고요히 날개 펴고

귀뚜라미 우는 아침 놀 타고 평화 오리

밤중조차 환하고 낮엔 보라빛 어리는 곳

저녁에는 방울새 날개 소리 들리는 거기

일어나 지금 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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