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료와 만나 산길을 걸었다. H 선배와는 2년 만에 만났다. 손주를 봐주느라 그동안 두문불출하시다가 오늘 겨우 시간을 내셨다. 사모님이 편찮으시니 선배가 아이 보는 일을 도맡을 수밖에 없다. 좋아하는 산도 마음대로 다니지 못하신다. 선배의 나이가 일흔이 넘었는데, 손주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까지는 봐주어야 한단다. 정말 자식이 뭔지 모르겠다.
오후에는 유아원에 보낸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한다고 해서 산행을 짧게 했다. 이배재에서 남한산성까지였다. 산야는 가을로 물들고 있었다. 설악산에서는 벌써 단풍 소식이 들린다. 지금부터 11월 초까지가 산행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남한산성 오복집에서 두부전골로 점심을 하고 광주행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그동안 남한산성을 수도 없이 다녔지만 버스를 타고 하산한 것은 처음이었다. 나도 지난번 산행이 무리였는지 발뒤꿈치가 아파 오래 걸을 수는 없었다. 두 분은 광지원에서 서울행 버스를 갈아타고 돌아가셨다. 부쩍 야위어 보인 선배의 뒷모습이 쓸쓸했다.
* 산행 시간; 2시간 30분(9:30 ~ 12:00)
* 산행 거리; 약 6km
* 산행 경로; 이배재 - 망덕산 - 검단산 - 남한산성 남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