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4]

샌. 2012. 12. 1. 19:48

선생님 말씀하시다. "젊은이들은 집에 들면 효도, 밖에서는 우애, 성실한 행동에 믿음직한 말씨, 범범하게 대중을 사랑하되 사람다운 이와는 더욱 가까이해야 한다. 그러고도 틈이 나거들랑 글을 배워야지."

 

子曰 弟子 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

 

- 學而 4

 

 

왜 글을 배우고 학문을 하는가? 공자님 말씀의 초점은 '참된 사람 되기'에 집중되고 있다. <대학>에 나오는 대로 격물치지(格物致知)는 결국 수신제가(修身齊家)로 연결된다. 공자님만큼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도 없었다. 공야장(公冶長)편에 이런 공자님 말씀이 나온다. "자그마한 고을에도 나만큼 성실한 사람은 있겠지만, 나만큼 학문을 좋아하지는 않을 거다." 이렇듯 글을 배우는 데 대한 자부심이 누구보다 강했지만, 학문은 사람 도리를 하고 난 뒤 힘이 남을 때 하는 것이라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 학문은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공부 이전에 공자님이 강조한 것은 효(孝), 제(弟), 근(謹), 신(信), 애중(愛衆), 친인(親仁)이다.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를 실천하느냐의 여부다. 지식을 쌓는 공부는 그 뒤에 하는 것이다. 이것이 현대의 학교와 옛날 공자학당의 차이다.

 

기본이 무너지면 세상은 혼란스러워진다. 책이나 점수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 모두가 뻔히 알면서도 외면한다. 배움[學]에 대한 공자님의 기준으로 보면 요사이 학교에는 '학(學)'자를 붙일 염치도 없다. 수능 점수나 스펙 쌓은 게 제일 중요하지 다른 건 차후의 일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살다 보면 인생에서 무엇이 소중한지 고민도 없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잔머리만 굴릴 줄 알면서 소위 말하는 개념 없는 인간만 많아진다. 고리타분해 보이는 공자님 말씀에서 기본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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