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2013 단임골

샌. 2013. 6. 1. 13:39

 

올해는 봄의 끝자락에 단임골에 다녀왔다. 계절이 한층 더 짙어진 때였다. 예년과 달리 단임골에서는 점심 식사와 산책을 하고, 중봉계곡에 있는 봄봄 님의 집에서 일박을 했다. 인연이 또 다른 인연과 연결되었다.

 

단임골은 지금이 자연의 기운이 가장 왕성할 때라고 한다. 자연농법으로 기르는 텃밭은 온갖 풀이 무성했다. 우리는 야채와 잡초를 구분하지만 관점을 바꾸면 모든 게 먹을거리가 된다. 어느 게 특별히 대접 받을 필요는 없다. 단임골 텃밭은 여전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리 선생님은 여전하셨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는 어떤 삶을 사느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된다.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는 사상은 사상누각과 마찬가지다. 선생님이 꽃순이와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처음 가 본 '봄봄'님의 집, 도시 생활을 접고 산골에 내려와 두 사람의 힘으로 3년에 걸쳐 직접 집을 지었다고 한다. 열심히 살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단임골만큼이나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주인장 내외와 함께 무슨 얘기가 그리 많았는지 밤 세 시까지 어울렸다. 봄봄은 아코디언을 켰고, 남편은 기타를 쳤다. 덕분에 술이 과했다. 다음날 낮까지 누워 있어야 했다.

 

사람 때문에 실망하고 절망하지만, 사람이 또한 희망을 주고 위로를 준다.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들 옆에 있으면 그분들의 향기가 전해져서 행복해진다. 사람의 일생이란 결국 사람을 만나는 것으로 귀결된다. 물론 각자에게는 장점만 아니라 단점도 있다. 그러나 내 기대치로 사람을 평가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 같다. 개인에게서 온전한 인격을 바랄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그러나 삶의 큰 줄기는 바로 잡고 살아야 할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이번 역시 나를 되돌아보는 길이 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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