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춤추는 평화

샌. 2013. 8. 11. 11:12

가톨릭 미사중에 신자들끼리 인사를 나누는 순서가 있다. 이때 "평화를 빕니다"라고 말하며 전후좌우 사람과 인사한다. 참 아름다운 인사다. 미사가 지루하더라도 이때가 되면 생생하게 살아나는 경험을 한다. '당신에게 내재된 신성에 경배합니다'라는 뜻이라는 네팔의 "나마스떼!" 인삿말과도 비교된다.

 

미사의 중심인 성체를 영하기 직전에 드리는 기도의 마지막도 "저희에게 평화를 주소서!"이다. 가톨릭 언론기관 명칭도 '평화방송', '평화신문'이다. 천주교의 중심에는 평화가 있다. 평화는 개인의 심적인 혹은 영적인 평온함을 가리킬 뿐 아니라 사회 정의의 실현으로 구현되는 평화도 당연히 포함된다. 보통은 전자가 강조되어 신자들이 사회적 문제에는 별 관심이 없는 건 유감이다.

 

'평화(平和)'를 파자해 보면 '고를 평'[平], '벼 화'[禾]와 '입 구'[口]로 되어 있다. 즉, 밥이 사람들에게 고르게 나누어지는 게 평화의 본뜻이다. 단지 전쟁이 없는 상태가 평화는 아니다. 개인적 심령의 안락만이 평화도 아니다. 평화는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 정의가 실현된 상태라 할 수 있다. 정의와 자유를 떠나서 평화를 생각할 수 없다.

 

'평화의 노래꾼' 홍순관 님이 쓴 <춤추는 평화>를 보다가 여러 사람이 '평화'에 대해 정의를 내린 걸 보았다. '평화'라는 무지개의 다양한 색깔을 보는 느낌으로 무척 흥미로웠다. 평화가 더욱 절실하고 그리운 우리 사는 세상이다.

 

 

"평화는 흔쾌하게 손 내밀고 기분 좋게 먼저 안녕하세요, 하고 가슴 여는 일이다."  - 도법(스님, 인드라망생명공동체 대표)

 

"평화는 공존이며 서로 다른 것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해인(수녀, 시인)

 

"누구도 제 빛깔 잃지 않고 조화롭게 하나되는 조각보 같은 것."  - 이철수(판화가)

 

"평화는 '나눔(share)'이고, '안아줌(hug)'이다."  - 윤복희(가수, 뮤지컬 배우)

 

"평화는 아침햇살이다. 온 세상 누구에게나 골고루 나눠주기 때문이다."  - 정호승(시인)

 

"평화는 나와 사회와 우주 만물이 본디 조화를 되찾는 것입니다."  - 김규항(칼럼니스트)

 

"평화는 바로 너와 나의 끊임없는 배려다."  - 윤도현(가수)

 

"평화는 서로의 차이와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평화는 너와 나의 거리를 좁히는 것."  - 이재정(전 통일부장관)

 

"평화는 밥心이다. 하늘 같은 밥을 밥心으로 골고루 따뜻하게 나누는 것이 평화다."  - 최일도(목사)

 

"평화는 기도이고 몸과 마음의 벽을 허무는 것이다."  - 정희수(시카고 감리교 감독주교)

 

"전쟁이 없는 상태를 평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화는 밥이 입에 고르게 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 정희성(시인)

 

"함께 할 줄 아는 태도? 상호존중? 이해? 그중에서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에서 형성되는 분위기 아닐까요?"  - 류승완(영화감독)

 

"더불어 함께 사는 것, 또 다른 나를 이해하고 껴안는 것."  - 강신일(배우)

 

"평화는 나눔이다. 나누며 살아갈 때 평화는 더 넓게 세상으로 퍼져간다."  - 박대희(YB 베이시스트)

 

"평화는 자유다."  - 김용택(시인)

 

"제가 평화를 즐기지 못하는 것이 저에게는 평화를 주는 것입니다. 제가 한가하면 평화를 못 얻을 것 같습니다."  -박원순(서울시장)

 

"병영 같은 학교에서 입시전쟁을 치르는 친구들에게 고상한 평화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잠 잘 자고 시험 걱정 안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보는 거, 그게 평화겠지요."  - 한홍구(교수)

 

"다른 존재 또한 소중함을 인정하는 겸손한 마음!"  - 이재용(배우)

 

"평화란 박힌 돌과 굴러온 돌이 사이좋게 잘 지내는 것."  - 천호균(쌈지농부 회장)

 

"평화는 자유로운 푸른 초장(草場)이다."  - 윤석화(배우)

 

"불화와 싸워 이긴 전리품."  - 박재동(교수, 만화가)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게 평화다. 그러나 저절로 오는 평화는 없다."  - 문정현(신부)

 

"영원한 평화는 늪을 기어가는 나지막한 고행이다. 그래서 진정한 평화는 윤동주 시인이 '십자가'에 썼듯이 모가지 드리우고 피를 흘려도 행복하다."  - 김응교(교수, 시인)

 

"평화는 총구에 꽂힌 한 송이 꽃이다."  - 나희덕(시인)

 

"평화는 자유의지의 열매다."  - 김윤석(배우)

 

"평화는 일본군위안부 생존자들의 천 번의 수요시위! 천 번을 넘어 그분들과 함께 다시 손잡고 걷는 사람들의 발자국! 그 발자국들이 엮어내는 세상!"  - 윤미향(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

 

"평화는 비빔밥이다. 잘 섞어야 하니까!"  - 박지일(배우)

 

"평화란 남의 것이 부럽지 않은 상태."  - 권해효(배우)

 

"아직 만들지 않은 노래. 내 안에 있지만 언제 올지 모르거든."  - 백창우(작곡가, 가수)

 

"평화는 공감과 소통! 타인의 처지와 아픔을 함께 느낄 줄 안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입니다."  - 김창남(교수, 문화평론가)

 

"평화는 국경을 넘는 여행, 경계를 넘는 마음."  - 임영신(평화여행가)

 

"평화는 음악이다. 음악이 멈춘 세상의 적막함은? 으~, 싫다! 또 평화는 꼭 있어야 해요. 그 반대말이 뭔 줄 알기에!"  - 오정해(국악인, 배우)

 

"평화는 비싸다."  - 최동훈(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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