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흰물봉선을 보며 소복 입은 여인이 떠올랐다. 꽃대 끝에 매달린 이슬방울 때문에 더욱 그랬는지 모르겠다. 물봉선 사이에서 드문드문 눈에 띈 흰물봉선은 가냘프고 애틋했다. 상갓집 구석에서 뒤돌아앉아 흐느끼는 누이의 모습을 닮아도 보였다. 웬일인지 그날은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