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걸 때마다
꼬박꼬박 전화 받는 사람은
외로운 사람입니다
불러주는 사람 별로 없고
세상과의 약속도 별로 많지 않은
사람이 분명할 테니까요
전화 걸 때마다
한 번도 전화를 받지 않는 사람은
더욱 외로운 사람입니다
아예 전화기에서 멀리 떨어져
새소리나 바람소리, 물소리의 길을 따라가며
흰구름이나 바라보고 있는
그런 사람이 분명할 테니까요
- 외로운 사람 / 나태주
사람들의 모든 말이나 행동이 외로움을 호소하는 신호로 읽힌다. 전화를 바로 받아도 그렇고, 전화를 받지 않아도 그렇다. 단톡방에 출근하다시피 글과 영상을 퍼와서 올리는 사람도 그러하다. "나 여기 있어요!" "잊지 말아 주세요!"라고 외치는 절규 같다. 내가 매일 블로그에 뭔가를 끄적거리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라는 걸 안다. 연락처에 전화번호가 빽빽한들 외롭지 않을까. 우리는 전부 외로운 존재들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인간 존재가 가진 이 필연의 외로움이 우리를 위무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따스한 슬픔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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