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사랑의 찬가 / 에디뜨 피아프

샌. 2024. 7. 30. 13:04

푸른 하늘이 우리들 위로 무너진다 해도

모든 대지가 허물어진다 해도

만약 당신이 나를 사랑해 주신다면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아요

사랑이 매일 아침 내 마음에 넘쳐흐르고

내 몸이 당신의 손 아래서 떨고 있는 한

세상 모든 것은 아무래도 좋아요

당신의 사랑이 있는 한

내게는 대단한 일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만약 당신이 나를 원하신다면

세상 끝까지라도 가겠어요

금발로 머리를 물들이기라고 하겠어요

만약 당신이 그렇게 원하신다면

하늘의 달을 따러, 보물을 훔치러 가겠어요

만약 당신이 원하신다면

조국도 버리고, 친구 버리겠어요

만약 당신이 나를 사랑해 준다면

사람들이 아무리 나를 비웃는다 해도

나는 무엇이건 해 내겠어요

만약 어느 날 갑자기

나와 당신의 인생이 갈라진다고 해도

만약 당신이 죽어서 멀리 가 버린다 해도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내겐 아무 일도 아니에요

나 또한 당신을 따라갈 테니까요

그럼 우리는 영원함을 얻겠죠

끝없이 펼쳐진 푸르름 안에서

더 이상 걱정 없는 하늘 안에서

나의 사랑, 우리 사랑을 믿으시나요

신이 둘을 사랑하도록 묶어 둔 걸요

 

- 사랑의 찬가 / 에디뜨 피아프

 

 

파리 올림픽이 개막하고 열전에 들어갔다. 시차 때문에 개막식 행사는 보지 못했지만 녹화 영상으로 개막 축하 공연의 일부 장면을 봤다. 그중에서 셀린 디옹이 에펠탑에서 '사랑의 찬가'를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파리의 어두운 밤에 에펠탑 2층 무대에서 하얗게 빛나는 옷을 입고 에디뜨 피아프의 노래를 파워풀하게 열창했다. 셀린 디옹이 강직인간증후군이라는 희귀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설명을 들은 뒤라 무대가 더욱 애틋하면서 감동적이었다. 그녀는 2022년에 투병 사실을 공개하면서 가수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사랑의 찬가'는 에디뜨 피아프가 비행기 사고로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후 비통한 마음으로 직접 만든 가사의 노래다. 연인을 향한 깊은 사랑과 그를 잃은 뒤의 슬픔이 녹아 있는데, 피아프는 이 노래를 부르면서 슬픔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노래를 들으면 숙연해지는데 이번에 셀린 디옹의 목소리로 들으니 더욱 각별했다.

 

올림픽이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사랑과 평화가 아닐까. 이번 파리에서는 '이매진'이 센 강에 뜬 배 위에서 울려 퍼졌다. 파리에 모인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의 아름다운 동작을 보면서 인류의 화합과 사랑, 평화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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