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병원 간 손주

샌. 2015. 12. 10. 07:57

 

 

손주는 병원을 제일 무서워한다. 엘리베이터에 타는 순간부터 울먹이기 시작해 병원에 들어가면 통곡으로 변한다. 너무 울어서 대기실에서 기다리지를 못한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도 유별나다.

 

예방접종하느라 일주일에 한 번씩 치르는 소동이다. 엄마는 안쓰러워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나는 재미있다. 병원 건물을 어떻게 아는지도 신기하고, 두려움의 정체가 무엇일까 궁금도 하다.

 

그런데 병원 문을 나서면 모든 게 씻은 듯 사라진다.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속도가 전광석화다. 아이의 마음에는 아무 흔적도 남은 것 같지 않다. 아이는 순간을 산다. 그게 경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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