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은고개에서 남한산 왕복

샌. 2016. 9. 8. 17:48

 

집요함에서 산모기를 당할 생물이 있을까? 오늘 산행은 산모기와의 싸움이었다. 입구에서부터 달라붙더니 산에 있었던 네 시간이 넘는 동안 줄기차게 달려들었다. 얼마나 지독한 놈들인지 하산한 뒤 차 안에까지 따라 들어왔다. 호젓한 산길을 걸으려 했는데 완전히 망쳐버렸다.

 

산모기가 달려들면 무시하려고 해도 안 된다. 피야 빨려줄 수 있지만 앵앵거리는 소리가 신경이 거슬려 산행 기분을 망쳐버린다. 모기 무게는 0.01g이나 될까, 덩치로 비교하면 백만분의 일도 안 되는데 두 손을 들 수밖에 없다. 동물을 만나면 집요하게 달라붙도록 설계된 그 속성이 감탄스럽기만 하다.

 

오늘은 한봉 가는 길이 헷갈려 몇 번 알바를 하다가 결국은 올라간 길로 되돌아왔다. 여러 차례 다닌 길을 찾지 못하다니, 이럴 때는 나이 든 것을 실감한다. 모든 면에서 감각이 예전 같지 않다. 물어볼 등산객마저 한 사람도 눈에 띄지 않았다. 남한산성으로 결정한 아침의 선택이 잘못이었다.

 

모기 때문에 카메라를 꺼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잠시 손수건 춤을 멈추면 금방 공격해 오기 때문이었다. 겨우 한 번 누리장나무 열매 사진을 찍었다.

 

* 산행 시간: 4시간 30분(11:00~15:30)

* 산행 거리: 9km

* 산행 경로: 은고개 - 남한산 - 은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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