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전문인 조현 기자의 그리스 여행기다. 종교와 신화, 철학 중심으로 그리스인들의 사색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생생한 분위기를 전하기 때문에 지은이와 함께 그리스 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과거 유적과 철학자들의 삶을 통해 현재의 우리 역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성찰하게 한다. 여기에는 지은이의 해박한 지식이 한 몫 하고 있다.
<그리스 인생 학교>에는 그리스 신화와 함께 철학자 피타고라스, 소크라테스, 디오게네스, 에피쿠로스, 에픽테토스 등이 등장한다. 그들의 가르침을 현장에 직접 찾아가 되새겨본다면 훨씬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이런 책을 읽으면 나도 따라 하고 싶은 충동에 빠진다. 언젠가는 그런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면 좋겠다.
지은이는 직장에서 얻은 한 달 간의 휴가를 이용해서 아토스 산에서 트로이까지 그리스와 터키 지역 16군데를 답사했다. 그리고 각 장소에 맞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1. 아토스산(금욕의 나라) - 나는 과연 버려야 할 것을 버렸는가?
2. 아기아나 수도원(지상 낙원) - 당신과 내가 편히 쉴 낙원은 어디에 있을까?
3. 디온(알렉산드로스의 기도 신전) - 자족을 모르는 탐욕의 끝은 어디인가?
4. 올림포스(그리스 신들의 산) - 신들의 질투와 분노는 인간적 욕망의 투사인가?
5. 메테오라(하늘 위의 수도원) - 죽음은 필멸의 고통인가, 새로운 세계로의 통로인가?
6. 델포이(최고의 예언 신전) - 미래의 비밀을 푸는 주인공은 누구인가?
7. 스파르타(이상한 이상 국가) - 국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8. 올림피아(나체의 향연장) -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당신은 어떤 노력과 훈련을 하고 있는가?
9. 아테네(인생 철학 교실) - 당신은 온전히 당신 자신이었던 적이 있는가?
10. 소크라테스의 숲 - 당신은 당신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11. 크레타(자유의 섬) - 조르바처럼, 당신도 자유를 위해 삶을 바꿀 용기가 있는가?
12. 산토리니(단순한 아름다움) - 삶에 지친 나 자신을 스스로 위로한 적이 있는가?
13. 코스(히포크라테스의 고향) - 나를 위해 치유의 손을 내밀어줄 자 누구인가?
14. 파트모스(요한계시록) - 그리스도가 우리를 사랑한 것처럼 우리도 약자를 사랑하고 있는가?
15. 사모스(천재 지식인들의 섬) - 우리는 지금 어디에서 길을 잃었는가?
16. 트로이(신과 전사들의 무대) - 우리의 삶을 무너뜨리는 '트로이의 목마'는 무엇인가?
옛날 그리스인들이 했던 고민은 현대인에게도 근원적 질문으로 다가온다. 아무리 철학과 과학 지식이 쌓여도 인생과 우주의 비의는 여전히 신비로 남아 있다. 2천 년 전 그리스는 인류 지혜의 보고다.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고 싶을 때 우리는 그리스를 바라본다.
세상에 섞여 살지만 인간에게는 은둔 욕구가 있다. 세상의 아우성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사람은 더욱 진토에 묻힘으로써 이를 회피한다. 그나마 질문이라도 잊지 않으면 다행이다. 정답이 없음을 알지만 질문할 수 있으므로 우리는 인간이 된다. '인생 학교'의 특별한 수학여행으로 그리스 여행을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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