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294]

샌. 2018. 6. 20. 16:07

선생님 말씀하시다. "교육하면 차별은 없다."

 

子曰 有敎無類

 

- 衛靈公 32

 

 

전에 근무했던 학교 현관에 들어서면 '有敎無類'라 적힌 액자가 제일 먼저 맞았다. 그때는 이 말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공자님이 학생을 들일 때 신분이나 빈부의 차별을 하지 않았다는 정도로 이해했다. 그런 면에서 현대의 보통교육은 유(類)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공자 시대보다는 확실히 진일보했다.

 

그러나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현 체제의 교육은 차별을 심화시키는 측면도 있다. 배운 사람과 못 배운 사람 사이는 물론이고, 배운 사람 또한 줄 세우기 하는 현실이니 말이다. 부와 권력의 세습에 교육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생각해 본다. 약육강식의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하지나 않는지. 더 나은 인간이 되고자 하는 노력이 공부일진대, 원론적 의미의 교육이 존재하는지도 의문이다. 공자가 말하는 차별을 없애는 교육이란 어떤 것일까? 공자 시대에는 과연 이런 교육이 실천되었는가? 교단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 곰곰 되씹어 볼 말이다. "교육하면 차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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