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 은풍면 은산리에 있는 음나무다. 지금 은산리는 한적한 시골 동네지만 과거에는 풍기군 은풍현청 소재지였다. 나무 옆에는 옛날 풍기군수였던 권명규 등 네 사람의 선정비가 있다. 일제 강점기 때 나무가 자리한 이곳은 은산시장이 있었고, 1919년 4월에 만세 운동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400년 된 이 음나무는 태풍으로 줄기가 부러졌고 외과수술한 흔적도 여러 곳에 보인다. 그래도 위로 눈을 돌리면 펼쳐진 봄의 초록이 풍성하다. 음나무는 엄한 가시가 있어 엄나무로도 불린다. 옛 사람들은 음나무의 억센 가시가 재앙을 막아준다고 믿었다. 그래서 음나무를 집에서 기르거나 가지를 담에 걸오놓음으로써 잡귀들이 집안으로 침입하는 것을 막았다. 은산리 음나무는 과거의 번성했던 시절을 간직한 채 도로변에 외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