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을 읽고 나니 어느 외국인이 한 말이 떠올랐다. "한국의 시골 사람들은 오직 친척들에게 잘 하고 자식을 부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조상의 은덕에 보답하기 위해 죽도록 일하는 것을 삶의 전부로 안다." 신경숙 작가가 그리는 아버지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의 미덕일 수도 있고, 가부장적인 유교 문화의 한계일 수도 있다. 마침 정읍 깻다리 마을 출신의 지인이 있어서 신경숙 작가와 가정에 대해 짧게나마 들을 기회가 있었다. 소설에 묘사된 아버지가 얼마나 사실적인지 물었더니 미소로 대신했다. 소설을 읽으면서 객관성을 따지는 것이 우문인지 모르겠다. 형제라도 부모에 대한 기억과 인상이 달라서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의 후반부에도 작가 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