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뿔이 들었다. 닷새 전 아침에 일어났더니 목이 꽉 잠겨서 겨우 목소리가 나왔다. 선제 대응한다고 바로 병원에 가서 나흘치 약을 처방받았다. 의사는 약을 다 먹은 뒤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코로나 검사를 받아보자고 했다. 이번 감기는 증상이 목에 집중되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밤이 되면 기침이 통제할 수 없게 터져 나온다. 장마철 폭포수처럼 거세다. 한 바탕 난리를 치고 나야 잠잠해진다. 다행히 차도가 있어 어제부터 밤 기침은 사라졌다. 대신 약 기운이 떨어져서인지 머리가 띵 하다. 매일 무기력하게 지내고 있다. 사뭇 집에만 있다가 오늘은 안 되겠다 싶어 밖에 나섰다. 집 주변을 가만히 걷다가 의자에 앉아 햇볕을 쬤다. 햇볕이 보약이라고 하지 않던가. 누군가 보았다면 영낙없이 곧 죽어갈 듯한 노인네 꼬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