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선생 면이 만나려고 왔을 때 층계에 이른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층계입니다." 앉는 자리에 이른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앉는 자리입니다." 모두들 앉은즉, 선생님은 그에게 일러주기를 "아무개는 여기 있고, 아무개는 여기 있습니다." 음악 선생 면이 나간 후에 자장이 묻기를 "그것이 음악 선생과 함께 이야기하는 도리인가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그렇다. 본시 음악 선생은 도와 드려야 하는 거다."
師冕見 及階 子曰 階也 及席 子曰 席也 皆坐 子告之曰 某在斯某在斯 師冕出 子張問曰 與師言之道與 子曰 然 固相師之道也
- 衛靈公 34
여기 적힌 내용으로 볼 때 음악 선생 면은 장님이 분명하다.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공자학당에 찾아왔을 것이다. 공자는 손수 안내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을 설명해 준다. 이런 친절이 자장에게는 이상하게 보였는가 보다. 자장의 의문으로 판단하건대 당시 사회에서 장님은 천민 취급을 당했으리라 추측해 볼 수 있다. 정중하게 모실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공자의 태도는 달랐다. "음악 선생은 도와 드려야 하는 거다"는 말에는 약자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다. 앞에서 나온 '유교무류(有敎無類)'에서 보듯이 교육 현장에서 신분상의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공자의 앞선 사회의식을 말해주는 내용이다. 장애인 교육 기관이 들어오면 반대부터 하는 요사이 풍조를 공자는 뭐라고 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