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보헤미안 랩소디

샌. 2019. 2. 3. 12:18

 

음악에 문외한이니 음악을 소재로 하는 영화에는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 영화를 추천하는 소리를 반복해서 듣다 보니 느지막이 해서 보게 되었다. 서너 번씩 본 사람도 있다고 한다. 감동이 어디에서 오는지 궁금했다.

 

퀸이라는 록 밴드 이름은 알지만 노래는 거의 모른다. 영화를 보니 'We are the champions' 하나만 귀에 익다. 팝송이라도 컨트리풍이나 발라드 같은 조용한 음악만 골라 들으니 퀸의 음악이 마음에 다가올 수 없었다.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곡이 있는 줄도 이번에 알았다.

 

퀸의 네 멤버 중 보컬을 맡은 프레디 머큐리를 중심으로 시간순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이라이트는 영화의 마지막 20분을 장식하는 웸블리 구장에서의 공연이다. 퀸의 팬인 사람에게는 가슴 뛰게 할 장면이다. 그러나 음악에 몰입이 안 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특별할 게 없는 광경이다. 록은 내 취향이 아니야, 라는 사실을 확인할 뿐이다.

 

영화에 나오는 프레디는 뭔가 욕구 불만이 있는 것 같다. 모범생 스타일의 다른 세 멤버와 비교되니 더욱더 그렇다. 한 예로, 멤버가 모일 때면 프레디는 항상 지각한다. 다른 멤버가 자기를 기다리게 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는 절차처럼 보인다. 자존감이 낮은 게 이유인지 모른다. 그러나 프레디의 음악 재능은 인정해줘야 할 것 같다. 프레디가 없었으면 퀸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천만 관중 가까이 동원했다. 퀸의 올드팬이야 그렇다 치고 젊은이들도 이 영화에 열광했다 한다. 대부분이 30년 전 곡들인데 지금 들어도 옛 티가 나지 않는다. 영화는 프레디 머큐리의 인간적 매력을 잘 그려냈다. 인간이면 누구나 불완전하다. 여러 결점에도 불구하고 뮤지션으로서의 그의 열정에는 감탄하게 된다. 허나, 천만이 모일 정도로 뛰어난 영화인지는 모르겠다. 퀸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 좋게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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