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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포르투갈 여행(2) - 포르투, 파티마, 리스본

샌. 2019. 7. 4. 17:34

여행 셋째 날, 포르투갈 포르투로 이동하다.

포르투(Portu)는 포르투갈 제2의 도시로 오래전부터 항구도시로 번성한 지역이다. 대항해시대에는 해상 무역의 거점 도시였으며, 포트와인의 산지로도 유명하다. 포르투갈이라는 나라 이름도 '포르투'에서 나왔다. 수백 년 전 건축물이 남아 있는 히베리아 구역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포르투 역사 지구의 중심에 있는 리베르다드 광장이다. 보이는 사람 대부분이 관광객이다. 중앙에 동 페드로 1세의 기마상이 있다.

여기서 산티아고 길을 걷는 한국인 60대 부부를 만나다. 그 열정이 대단하다. 새까맣게 탄 얼굴로 환하게 웃는다.

타일 벽화로 유명한 포르투 기차역.

기차역 주변 풍경이 아름답다. 포르투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탑 3에 들어간다고 한다. 가이드 설명으로는 포르투갈이 자랑하는 3F가 Football, Fortu, Fatima란다.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포르투 대성당의 외관만 구경하다.

크루즈를 타러 도루강으로 내려가다.

도루 강에 있는 다섯 개의 다리 중 제일 아름다운 동 루이스 1세 다리다. 1886년에 세워진 길이 172m의 아치교로 당시에는 세계 최장이었다. 프랑스 에펠탑을 모델로 했다 한다.

강변의 노천 카페는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주로 서양인이고 동양인은 적다. 동양인의 대다수는 한국인이다. 중국 사람은 여기서는 거의 안 보인다.

1시간 정도 크루즈를 타다.

드디어 파티마에 들어서다. 이번 여행에서 아내가 제일 원하던 장소다. 파티마는 매년 400만 명 이상의 가톨릭 신자가 찾는 성지다.

파티마(Fatima)는 세계 3대 성모 발현지 중 한 곳이다. 1917년 5월 13일 이곳에서 성모님이 세 명의 어린 목동에게 처음 나타났다. 그 뒤로 매월 13일에 여섯 번 나타났는데 세 아이만 볼 수 있었다. 성모님이 아이들에게 한 말씀은 '파티마의 비밀'로 불렸는데 지금은 내용이 공개되어 있다.

이 기적은 교황청에서 공식 인정되었고, 1928년에 성당 건축을 시작했다. 신자는 속죄의 길을 따라 무릎으로 걸어가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성모 마리아를 위한 촛불 미사와 행진이 저녁마다 경당에서 열린다. 마침 숙소가 성지 가까이 있어 저녁 식사를 하고 아내는 춧불 미사에 참석하다.

우리가 묵은 상 호세 호텔.

여행 넷째 날, 아내는 새벽 미사를 위해 다른 일행과 함께 5시 30분에 나가다. 다행히 우리는 일정에 여유가 있어서 저녁, 밤, 새벽 파티마를 경험하다.

성지 광장에는 개 한 마리가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제 저녁에 본 모습 그대로다. 누구를 기다리는 모습 같다. 우리나라 누렁이을 닮았는데 이 개의 사연이 궁금하다.

102년 전 성모님이 발현한 곳을 그대로 보존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성모님이 나타난 야산의 떡갈나무와 주변을 있는 그대로 지켜냈다면 훨씬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지금은 현대적 기념물로 전부 덮여 버렸다.

이동 중 버스에서는 잠자는 시간이 더 많다.

유라시아 대륙의 최서단인 까보 다 로카(Cabo da Roca)로, 서쪽 땅끝마을이다. 옛날 유럽 사람들은 이곳을 세상의 끝으로 여겼다. 십자가 돌탑에는 포르투갈의 시인 까몽이스가 쓴 '여기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Lisbon)으로 이동하다. 타호강 하구에 위치한 도시로 카르타고 시대부터 항구 도시로 발전했다. 714년 이래 이슬람의 지배를 받다가 1147년 알폰소 1세에 의해 해방되었다.

바스코 다 가마의 업적을 기려 세운 벨렘 탑이다. 배의 출입을 감시하는 요새이자, 스페인 지배를 받던 시기에는 감옥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1922년에 두 명의 포르투갈 비행사가 이 비행기를 타고 브라질까지 최초의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모방해 만든 '4월 25일 다리'로, 1974년 4월 25일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카네이션 혁명을 기념하여 이름 붙인 다리다.

리스본 시의 중심인 로시우(Rossio) 광장. 13세기부터 종교재판을 비롯한 주요 행사가 여기서 행해졌다. 중앙에 돔 페드로 4세 동상이 서 있다.

1755년 리스본 대지진과 1959년의 화재 참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 도밍고 성당. 깨진 기둥과 그을음이 당시의 아픔을 전해준다.

툭툭 투어를 하며 전망대에서 바라본 리스본 시내. 지붕 색깔이 예쁘다.

벽화가 예쁜 골목길.

중세 시대의 골목길이 그대로 남아 있다.

16세기 포르투갈의 전성기 때 바스코 다 가마의 인도 항로 발견을 기념하여 세운 제로니모스(Jeronimos) 수도원이다. 성모 마리아 성당과 붙어 있다.

맛집에 손님이 북적이는 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제로니모스 수도원 가까이 있는 벨렘에서 에그 타르트를 맛보다. 이 집은 1837년부터 5대째 이어온다고 한다. 넓은 홀이 손님으로 가득하고 밖에는 대기하는 줄이 길다. 에그 타르트는 달콤한 게 입맛을 당긴다.

1902년 영국의 에드워드 7세가 리스본을 방문할 것을 기념해 만든 '에두아르도 7세 공원'이다. 포르투갈 멜로 드라마의 단골 촬영 장소라고 한다. 자유시간 동안 공원을 한 바퀴 돌다.

이틀간 포르투, 파티마, 로카 곶, 리스본 등 포르투갈을 돌아보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인접한 나라지만 기후나 지형, 식물 생태 등에서 차이가 느껴진다. 포르투갈이 한국에 가깝다고나 할까, 좀 더 정겹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

포르투갈 여행을 마치고 '4월 25일 다리'를 지날 때 거대한 예수상이 전송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