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클라라

샌. 2010. 12. 21. 11:28


클라라(Clara, 1819-1896)와 슈만(Schuman, 1810-1856), 그리고 브람스(Brahams, 1833-1897). 음악에 문외한이다보니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도 영화를 보고나서야 자세히 알게 되었다. 슈만과 브람스의 클라라에 대한 사랑은 클래식 역사에서도 유명한 러브 스토리라고 한다.

 

클라라는 당대의 촉망 받던 여류 피아니스트였다. 슈만과 어렵게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며 음악 활동을 계속한다. 그녀는 남편 대신 교향악단을 지휘할 정도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이었다. 슈만의 제자로 함께 살게 되면서 브람스는 클라라의 매력에 빠져든다. 당시 클라라는 34살, 브람스는 20살이었다. 그리고 브람스에게 클라라는 평생 사모하는 구원의 여성이 된다.

 

두통과 마약중독에 시달리던 슈만은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친다. 슬픔에 빠진 클라라를 옆에서 지켜보며 위로와 힘이 되어준 사람도 브람스였다. 그러나 클라라는 브람스를 연인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모성적 우정'을 강조한다. "이제야 당신 몸을 보는군요!" 슈만이 죽고난 후 둘이 함께 있을 때 브람스는 클라라를 안으며 말한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클라라에 대한 브람스의 사랑은 죽을 때까지 계속되었으며 창작의 모티브가 되었다. 여러 작품을 클라라에게 헌정했다. 평생을 독신으로 산 브람스는 클라라가 죽자 "내 삶의 가장 고귀한 의미를 상실했다."며 비통해 했다. 다음 해에는그 역시 클라라 뒤를 따라 저 세상으로 갔다. 브람스에게 클라라는 일생 동안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인이었다.

 

영화는 셋의 사랑을 차분하고 아름답게 그려낸다. 여자 하나와 남자 둘이 얽힌 삼각관계는 흔히 질투와 치정으로 파국을 맞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서로간에 절제의 사랑이 돋보인다. 브람스는 사랑의 열정에 휘둘리지 않고일정한 거리를 두고 클라라를 사모한다. 존경과 경애심에 바탕한 사랑이다. 가정을 중시하는 클라라도 마찬가지다.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자신이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는 클라라를 바라보는 브람스의 얼굴을 오랫동안 보여준다. 브람스의 눈빛 연기가 일품이다. 클라라를 향한 브람스의 마음이 그 눈빛 속에 다 녹아있다. 클라라 역을 맡은 여배우가 눈에 익다 했더니 '타인의 삶'에서도 나왔다고 한다. 독일의 유명한 배우인 마르티나 게덱이다.

 

이 좋은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이 서울에서 한두 군데밖에 안 된다. 예술성과 대중성이 물과 기름처럼 접합되기가 어려운가 보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특히 더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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