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모임 후 당구장에 들렀다가 우연히 이미래 선수를 만났다. 나는 당구의 초보자여서 게임을 직접 하기보다는 TV로 당구 시합 보는 걸 더 즐긴다. 그래서 이미래 선수를 잘 알고 있다. 예쁜 외모와 말씨에 마음씨마저 고와 보여 내가 좋아하는 여자 당구 선수다. 실력 역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탑 클래스다.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프로 당구 대회가 만들어졌다. 남자는 PBA, 여자는 LPBA 투어라고 부른다. 아직은 세계 유명 선수 중 일부만 참가하지만, 상금 때문에 대회의 인기는 높다. 남자부 우승은 1억 원, 여자부 우승은 1천 5백만 원이다. 골프나 테니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나마 전에 비하면 많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에는 일곱 차례의 투어가 있었는데, 이미래 선수는 5차 대회에서 한 번 우승했다. 실력에 비해서는 우승 횟수가 적은 편이다.
의외로(?) 임정숙 선수가 세 번이나 우승을 가져갔다. 정신력이 강한 선수 같다. 내 소견으로는 실력으로는 이미래 선수가 낫지 않나 싶다. 우선 기본기가 탄탄하고 안정되어 있다. 투어 전체 애버리지도 이미래 선수가 1위다. PBA에서는 우승자가 매 대회마다 달랐다. 세계 최고인 쿠드롱 선수가 한 번밖에 우승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변이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 당구는 당일의 컨디션이 크게 좌우하는 것 같다.
이미래 선수 가족은 분당에서 두 군데 당구장을 운영하고 있다. 야탑에 있는 당구장은 '미래당구클럽'이고, 서현에 있는 당구장은 '금연미래당구클럽'이다. 모든 당구장이 금연이 되었으니 이젠 '금연'이란 글자는 떼도 될 것 같다. 어쩌다 들린 당구장이 서현의 금연미래당구클럽이었고, 거기서 연습 중인 이미래 선수를 만났다. 그러니 얼마나 반가웠겠는가.
당구를 치고 나오다 이미래 선수에게 부탁해 친구와 같이 사진을 찍었다. 열심히 연습 중이었는데 사진을 찍자고 해서 방해가 안 되었는지 모르겠다. 싫은 기색 없이 포즈를 취해줘서 고맙다. LPBA 투어 파이널이 2월 말에 열린다. 상위 랭커 16명이 출전해 겨루는데 파이널이어서 상금이 두 배다. 이미래 선수가 19-20 시즌의 마지막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물론 열심히 응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