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입춘 지난 뒷산

샌. 2020. 2. 8. 17:40

입춘 즈음에 반짝추위가 찾아오더니 다시 포근해졌다. 이제부터는 양(陽)의 기운이 흥하면서 뭇 생명들이 기지개를 켜며 겨울잠에서 깨어날 것이다. 햇볕 좋은 날, 뒷산에 올랐다.

 

 

주로 집에 있다 보니 햇볕 쬐는 시간이 부족하다. 양지 바른 쉼터에서 태양을 향해 앉아 햇빛바라기를 하다. 얼굴에 닿은 햇살과 그 햇살을 그리워한 피부가 서로 희롱하는 즐거움이 느껴진다. 

 

걸을 때도 파란 겨울 하늘이 좋아 자꾸 고개를 들다.

 

 

산등성이 낙엽 가운데 어딘가에 샛노란 복수초가 고개를 내밀고 있을 것만 같다.

 

 

한 달 전부터 잎눈을 낸 진달래는 그다지 진도가 안 나갔다. 너무 성급했던 걸까, 봄을 기다리는 대기시간이 길다.

 

 

우리 동네 양지 바른 비탈에도 개불알풀꽃이 피었다. 사람들 얘기로는 꽃을 본 지 한참 되었다 한다. 확실히 평년과는 다른 올겨울이다.

 

 

중국에서 퍼지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시끄럽다. 우리나라도 오늘까지 감염 확진자가 24명이 나왔다. 다행히 이번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전염병 대응은 지나치다 싶어도 괜찮다. 개인의 조심성도 마찬가지다. 때를 놓치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딸이 근무하는 사무실에 확진자 가족이 있어서 사무실은 폐쇄되고 딸은 당분간 자가 격리 중이다. 음성이 나왔지만 만에 하나를 경계하기 위함이다. 딸에게 음식물을 보급하러 오후에 서울을 다녀왔다. 서로 조심한다고 집 현관에서 잠시 눈만 맞추고 돌아섰다. 마치 감방의 자식을 면회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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