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까이에 팔당호를 따라 난 342번 지방도가 있다. 분원리, 귀여리, 검천리, 수청리를 지나는데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이다. 특히 봄에는 벚꽃길로 유명하다.
아내와 이 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했다. 몸이 좋지 않은 아내는 근 열흘 만의 외출이었다. 오늘은 날씨가 더욱 풀려 낮 기온이 14도까지 올랐다. 얼마나 따스한지 반팔 상의를 입은 사람도 있었다.
중간에 물안개공원에 들러 한 시간 정도 산책했다. 원래 걸을 계획이 없었는데 간질간질한 햇살의 유혹을 이기기 힘들었다. 공원의 나무들은 벌써 봄물이 오르고 있었다.
살아가는데 제일 큰 스트레스가 윗집 올빼미 가족의 층간소음이다. 방학이 되어선지 겨울이 되면 그 강도가 서너 배는 세진다. 오늘은 새벽 세 시가 되어서야 잠들 수 있었다. 거의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직접 당부도 하고, 관리사무소에 중재를 부탁해도 나아지는 건 별로 없다.
울적한 기분에 아내와 함께 드라이브에 나선 길이었다. 어느 식당에서 보리굴비로 점심을 먹고 한가한 도로를 천천히 달렸다. 그리고 공원을 산책하며 맑은 공기를 쐬니 간밤의 시름이 좀 가셨다. 이 몸 하나 조용하게 쉴 데가 이렇게 없단 말인가. 개학이 되면 좀 나아지려나. 아무래도 여기서도 쫓겨나 낯선 어딘가로 피신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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