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거실에 핀 개나리

샌. 2020. 3. 12. 11:26

 

뒷산에 갔을 때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하는 개나리 가지 몇 개를 꺾었다. 뒤따라오던 손주가 말했다. "할아버지, 여러 사람이 보는 꽃은 따면 안 되는 거예요." 멈칫하면서 더는 손댈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미 꺾은 것은 어쩌겠는가.

 

그렇게 들고 온 개나리 가지를 물병에 꽂아 두었더니 병아리 색깔 같은 노란 꽃이 폈다. 밖에 나가질 못하니 집안에서 봄꽃을 본다. 올봄에 계획했던 풍도 야생화, 남도 탐매 여행은 진즉 포기했고 시기도 지났다. 진해 벚꽃 축제도 취소되었다 한다. 전국의 봄꽃 축제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 올 봄꽃은 쉬어도 좋으니 코로나19나 빨리 진정되어라. 거실에 핀 개나리가 동무를 잃은 듯 적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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