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집에서 보는 매화

샌. 2020. 3. 22. 10:46

 

밖에 나갔다 온 아내가 작은 매화나무 가지를 하나 꺾어왔다. 매화 보러 멀리 못 나가는데 집에서라도 꽃을 보고 싶어서라고 했다. 수병에 꽂아두었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 꽃봉오리가 열리기 시작했다. 코를 갖다대니 향기도 제법이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풍경이다.

 

전국의 꽃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현지에서는 제발 방문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다. 그래도 찾아가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진해 벚꽃 구경을 아직 하지 못했다.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린다고 해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여느 때보다는 조용할 것 같은번 기회에 진해에 한 번 가볼까, 라 생각을 잠깐 했다. 그러다가 곧 고개를 저었다. 진해에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런 시절에 찾아오는 외지인이 반가울 리 없다. 역지사지로 헤아려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꺾꽂이로 핀 매화가 야생의 매화에 비할 수가 있겠는가. 꽃도 생기가 없다. 그래도 이 매화는 지금 나에게는 제일 소중하다. 곁에 있으면서 매일 눈을 맞추기 때문이다.

 

 

'꽃들의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뒷산 진달래(2020)  (0) 2020.03.27
천마산의 3월 봄꽃  (0) 2020.03.24
우리 동네 산수유  (0) 2020.03.14
거실에 핀 개나리  (0) 2020.03.12
경안천 개불알풀  (0) 2020.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