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를 산책하던 중 안 다니던 길로 들어섰다가 수박밭을 만났다. 수박밭을 보는 게 오랜만이라 무척 반가웠다. 갑자기 유년의 한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요사이 수박은 비닐하우스에서 키우는 거로 아는데 여기는 옛 방식 그대로 노지였다. 달덩이만 한 수박이 군데군데 달려 있었고, 수박꽃도 피어 있었다. 덕분에 수박꽃을 유심히 살펴볼 수 있었다.
수박꽃은 호박꽃과 흡사하다. 꽃 크기는 작지만 비슷한 덩굴식물로 공통점이 많은가 보다. 수박은 꽃잎이나 줄기에 털이 많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잎 생김새도 특이하다. 다행히 꽃 하나가 길 가까이 있어 찍을 수 있었다. 울타리가 없었다면 안에 들어가 더 예쁘게 생긴 꽃을 담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그랬다가는 수박서리로 오해받기 십상이었겠지만.
수박꽃에는 암꽃과 수꽃이 있다고 한다. 암꽃이 수정되어서 수박이 열리는 것 같다. 이 꽃은 암꽃인지 수꽃인지 내 실력으로는 구분할 수 없다. 집 가까이서 뜻밖에 수박밭과 수박꽃을 만난 행운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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