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풀어주는 뒷산

샌. 2020. 8. 29. 15:42

 

나름대로 유유자적을 즐긴다지만 때때로 찾아오는 답답함이 없겠는가. 그럴 때 특효약은 뒷산이다. 숲길을 걷다 보면 어지간한 체증은 뻥 뚫린다. 이만한 소화제가 없다.

 

코로나가 다시 창궐하면서 일부 종교인들의 행태가 못마땅한데, 부잣집 도련님들의 투정까지 더해졌다. 너무 내 것만 챙기려는 심보가 얄밉다. 20년 전 의약분업을 둘러싼 사태가 재현되는 것 같다. 그때도 명분은 국민 건강이었지만, 투쟁의 실제는 오로지 자기들의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이었음을 잘 안다. 못된 정치인처럼 제발 국민 좀 팔아먹지 말기 바란다.

 

 

산에서 비를 만났다. 우산을 쓰고 산길을 걷는 것도 재미있다. 며칠 전 지나간 태풍으로 길에는 나뭇잎이 많이 떨어져 있다.

 

 

닭의장풀, 꽃며느리밥풀 등 여름꽃이 눈에 띄지만 오늘은 풀잎에 맺힌 빗방울이 더 예쁘다.

 

 

정상의 정자에서 잠시 비를 피했다.

 

코로나가 인간 의식에 선(善)작용할 수 있을까? 도리어 더 완악해지는 건 아닐까? 위기가 닥치면 인간은 제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공격적이 된다. 과격한 행동도 서슴치 않는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 더 낫게 변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일류 국가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잘 살아보세'에서 시작하여 민주화의 격동기를 거쳐 여기까지 이르렀다. 얼마나 더 앞서 나가려고 하는가, 이만하면 됐다. 이제는 앞서가는 사람이 뒤처진 사람의 손을 끌어줄 차례다. 함께 웃어야 모두가 행복하지 않겠는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이 어떻게 우리 삶의 근간이 될까를 곰곰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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