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144]

샌. 2010. 11. 18. 07:52

사람이 천지 사이에 살아 있는 것은

날랜 백마가 문틈을 지나는 것처럼 홀연히 끝난다.

물이 흘러 갑자기 불어나듯 나타났다가

구름이 흩어지듯 소리 없이 돌아가지 않는 것이 없다.

이러한 변화를 삶이라고도 하고 또는 죽음이라고도 한다.

 

人生天地之間

若白駒之過隙 忽然而已

注然勃然 莫不出焉

油然?然 莫不入焉

已化而生 又化而死

 

- 知北遊 7

 

인생은 짧고 덧없다. 우리는 잠깐 이승에 나왔다 사라지는 무상한 존재들이다. 장자는 그것을 백마가 문틈을 지나는 짧은 시간에비유했다. 그 짧은 시간도 대부분이 힘겹고 고통스럽다.수고하며 이룬 모든 성과는 죽음과 함께 사라진다. 이승에서 헛되지 않은 일이란 없다. 그것이 생명을 가진 존재의 실존적 한계다.

 

인생의 허무를 받아들여라.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담담해진다. 인생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려고 아둥바둥하지 말라. 무엇을 이루거나, 남보다 앞서려고 하지 말라. 일로서, 또는 쾌락으로서 허무함을 회피하려 하지 말라. 인생의 무의미함에 대해 정면으로 마주치고 직시하라. 생에서 만나는 그 무엇에도 집착하지 말라. 고독을 사랑하라. 부정의 긍정을 통해 당신은 생사에 초연할 수 있다. 그러면 삶과 죽음이 하나인 걸 알게 되리라. 생에 집착하면 인생은 찰나지만 초월하면 찰나도 영원이 된다. 당신에게 주어진 삶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

 

장자의 말씀이 뭐, 이런 게 아닐까. 내 멋대로 주절거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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