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야외에 조각 작품 전시장이 있다. 대공원 산책로에 있어 자주 지나간다. 그중에서 유영교의 ‘삶의 이야기’라는 돌조각 작품이 늘 눈길을 끈다.
가족상으로 보인다. 부모는 서 있고, 아이들은 누워있거나 앉아 있다. 그러나 바라보는 시선이 전부 다르고 표정도 어둡다. 각자가 자신의 일에 갇혀 고뇌하고 있다. 울고 있는 사람도 있다. 특히 서로 쳐다보지도 않는 시선이 아프다. 인생은 어차피 고독할 수밖에 없는 걸까?내 인생에서 진정으로 행복했던 시간은 과연 얼마였을까? 이 작품 앞에 서면 슬퍼진다.
한밤중에 문득 잠이 깨었다. 시계를 보니 두 시였다. 삶이 쓸쓸하고 허무하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잘 살아야겠다고 발버둥쳤지만 남은 건 빈 바람소리뿐이다. 한참을 잠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