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히말라야 팀과 1박2일로 산행을 다녀왔다. 전북 진안에 있는 운장산과 구봉산이었다. 운장산 자락에 있는 S형의 별장에서 묵었다.
첫째 날은 운장산에 올랐는데 나는 몸도 아낄 겸 뜨끈뜨끈한 황토방 바닥이 좋아 집에 남았다. 일행이 산에 다녀오는 6시간 동안 허리 찜질도 하고 책도 보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산골 마을도 산책했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좋은 날이었다.
별장은 두 채로 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작은 황토방이 부러웠다. 여유가 된다면 산속에 이런 작은 집 하나쯤 갖고 싶다. 언제라도 가서 부담 없이 쉴 수 있는 집이면 좋겠다. 며칠 빈둥거리다 보면 지친 심신이 활기를 얻게 되는 그런 집을 상상한다.
둘째 날은 구봉산 산행에 함께 했다. 구봉산(九峰山, 1002m))은 아홉 개의 봉우리로 된 산이다. 주봉인 구봉이 우뚝하고 나머지는 고만고만한 녀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 암봉들을 오르내리며 걸어야하기 때문에 힘을 좀 써야하는 길이다. 대신 경치는 아주 좋았다. 능선에 서면 멀리 용담호가 한 눈에 내려다보였다.
지방에 있는 별로 알려지지 않는 산인데도 등산객들이 많았다. 등산로가 외길이고 험해서 그런지 이곳저곳에서 정체가 되었다. 단체로 온 산악회의 시끌벅적한 소음도 귀에 거슬렸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명산이어도 집 뒤의 호젓한 산길만도 못해진다.
우리는 구봉산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아홉 개의 봉우리를 거쳐 천황사로 내려왔다. 여섯 시간 가까이 걸렸다. 오후 늦게 서울로 향했는데 일요일 저녁의 고속도로 정체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도 지루하지 않게 챙겨주는 팀원들 덕분에 별로 힘들지는 않았다. 역시 내가 잘 할 수 있는 건 운전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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