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사는 법 / 홍관희

샌. 2021. 4. 18. 10:11

살다가

사는 일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길을 멈춰 선 채

 

달리 사는 법이 있을까 하여

다른 길 위에 마음을 디뎌 보노라면

 

그 길을 가던 사람들도 더러는

길을 멈춰 선 채

주름 깊은 세월을 어루만지며

 

내가 지나온 길 위에

마음을 디뎌 보기도 하더라

 

마음은 그리 하더라

 

- 사는 법 / 홍관희

 

 

누군가 그랬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각자의 해답이 있을 뿐." 우리는 수많은 겹쳐진 길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서 살아간다. 우리가 하나를 선택할 때 한 길은 활성화되지만 다른 길은 사라진다. 선택이 우리의 온전한 의지의 발현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떤 때는 우연으로 보이고, 다른 때는 운명으로 보인다. 내 앞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있었고, 나는 지금 그중 하나의 길에 서 있다. 길 위에 잠시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며 이제는 사라진 다른 길에 대해서 생각한다. "주름 깊은 세월을 어루만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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