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웃 동네로 넘어가자면 산자락으로 난 이 길을 지나야 한다. 내가 제일 아끼며 사랑하는 길이다. 길이가 200m 남짓 정도로 짧지만 여기에 들면 아늑하고 편안해진다. 사람의 통행도 거의 없다. 돌더라도 다들 차를 이용하지 산길을 걸어서 옆 동네로 갈 사람은 없다. 어쩌다 드물게 나 같은 어슬렁족을 만나기도 한다.
곧 여기에 아파트 건설이 예정되어 있어 이 길도 상당 부분이 훼손될 것이다. 이미 길 곳곳에 포클레인이 할퀸 흔적이 보인다. 진즉에 이 길의 사계를 담아둘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는 가을이 가장 아름답다. 단풍나무가 많아 길 한편이 붉게 물들면 여느 이름난 단풍 명소 못지않다. 올 가을 단풍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길을 지나 이웃 동네로 넘어가서 목현천과 경안천으로 이어지는 길을 걸었다. 지난 아차산 산행 이후 일주일 만의 걸음이었다. 그때 A가 '삼성 헬스'의 투게더에 세 명을 등록해 주었다. 클릭만 하면 각자의 일주일 간 걸음수를 볼 수 있다. 얼마나 열심히 걸었는지 서로 기록을 비교하며 자극을 받으려는 것 같다. 어제까지의 통계로는 A 16만, B 15만, C 6만, 그리고 내가 3만이다. 비교의 의미가 없으니 투게더에서 나가야 할까 보다.
길 끝에서 영은미술관에 들렀다. 뜰에 핀 능소화가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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