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텃밭 울타리를 보수하다

샌. 2022. 4. 15. 09:34

 

아내는 텃밭 얘기를 할 때면 눈에 이채(異彩)가 돈다. 그만큼 텃밭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텃밭보다 더한 애정의 대상은 손주다. 손주한테서 전화가 오면 아내의 목소리가 한 옥타브는 더 올라간다.

 

텃밭 울타리를 보수했다. 전에는 대충 둘러쳐 놓아서 보기에 좋지 않았는데, 이번에 밭 전체를 사람 키 높이로 둘러쌌다. 굳이 경계를 지을 필요가 있는지 물었지만, 사람들이 밭 안으로 들어와 밟고 다녀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볼 때 영역 표시는 동물의 기본 본능이 아닌가 싶다.

 

씨를 뿌린 땅에는 상추만 작은 초록잎을 내밀었을 뿐 아직 뚜렷한 소식이 없다. 파가 자라는 이랑에는 주인공보다 풀이 더 무성하다. 짐짓 모른 체 해찰하다가 곧 풀 뽑는 아내 일을 도와주었다. 지저분한 걸 못 보는 성미라 이러다가는 텃밭에 들락거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 것 같다. 뭐, 나쁜 일은 아니겠지.

 

'사진속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빈산에 오르다  (0) 2022.04.20
뒷산과 시내 야경  (0) 2022.04.16
아내와 봄길 드라이브  (0) 2022.04.12
창경궁의 봄  (0) 2022.04.09
13년 만에 예봉산에 가다  (0) 2022.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