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용택
멋진 경치를 보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속에 그리움 하나를 품고 있는 것일 게다. 그리움은 그가 내 옆에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결핍의 감정이다. 어쩌면 소유욕의 일종인지 모른다. 사전에서는 '보고 싶어 애타는 마음'이라고 설명한다.
그리움 중에는 짝사랑 같은 일방통행식 그리움도 있고, 사람이 아닌 추상적인 대상에 대한 그리움도 있다. 플라톤이라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데아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있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인간은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존재다. 한 그리움이 충족되면 다른 그리움이 고개를 내밀고 인간의 시선은 다시 먼 곳을 향한다. 내 블로그 이름인 '먼산바라기'도 그런 근원적인 그리움의 반영일 것이다.
갈증은 충족되길 욕망하지만 그리움은 그리움으로 남아 있을 때 아름답다. 다다르지 못하기 때문에 그리움이라 이름하는지 모른다. 마치 멀리 있는 별빛과 같은 것이다. 캄캄한 밤하늘에 별이 없다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 인간은 그리움의 힘으로 살아가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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