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마르코복음[50]

샌. 2022. 7. 5. 09:42

일행이 길을 걸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데 예수께서 앞장을 서시니 사람들은 놀라고 뒤따르던 이들은 두려워했다. 예수께서 다시 열두 제자를 데리고 당신께 닥칠 일들을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보다시피 우리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갑니다. 거기서 인자는 대제관들과 율사들에게 넘겨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인자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그를 이방인들에게 넘겨줄 것입니다. 저들은 인자를 조롱하고 침을 뱉으며 채찍질을 한 다음 죽일 것입니다. 그러나 인자는 사흘 뒤에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 마르코 10,32-34

 

 

예수 운동은 예수의 예루살렘행 결단으로 대전환을 맞는다. 평화롭던 갈릴래아 시절이 끝나고 무대는 격동의 예루살렘으로 옮겨간다. 앞장선 예수를 따라가던 사람들이 놀라고 두려워했다는 기록에서 당시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예루살렘으로 가면 파국이 오리란 걸 예수는 알고 있었다. 소수의 결사대를 이끌고 적진 깊숙이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어떤 당위성이 있었을 것이다. 예수가 닥칠 수난과 (부활을) 여러 차례 예고하는 것은 그만한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여전히 예수의 예루살렘행을 오해하고 있는 제자들을 깨우치기 위한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

 

예수가 비교적 안전한 갈릴래아에서의 하느님 나라 운동을 그만 두고 예루살렘으로 향한 의도는 내가 짐작하기 어렵다. 실패할 것이 분명한, 계란으로 바위치기의 무모한 행동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예수도 사태의 결과를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아니면 하느님의 기적이 나타나서 예루살렘에서 천지개벽이 일어나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사후에라도 이루어지리라는 희망이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결단을 내린 예수의 행동은 단호했다. 반면에 따르는 사람들은 확신이 없었고 두려워했다. 제자들도 일면 기대를 하면서 불안에 떨고 있었을 것이다. 예수의 드라마는 이제 절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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